“비가 그치고 한참 지났는데도 천장에서 물이 떨어집니다.” 이렇게 시작된 의뢰였습니다. 대흥동 구도심에 위치한 4층짜리 상가주택 최상층에서 거주하시는 분의 연락이었는데, 비가 멈춘 지 하루가 지난 시점에도 천장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물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빗물 침투 중에서도 상당히 특이한 패턴입니다.
통상적인 옥상 누수는 비가 내릴 때 가장 심하고, 비가 그치면 곧바로 감소합니다. 그런데 멈춘 후에도 한참 동안 일정량이 떨어진다면 옥상 어딘가에 물이 고여 있다가 천천히 빠지면서 슬라브로 침투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패턴이 잡히면 옥상 바닥의 배수 흐름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구도심 상가주택은 신축 아파트와 달리 옥상 관리가 소홀해지기 쉬운 구조입니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오랫동안 잠겨 있거나, 옥상에 물건들을 적치해 두는 경우가 많아 정작 배수구 점검은 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번 의뢰 건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옥상에 올라가자 예상이 적중했습니다. 옥상 한쪽 구석에 설치된 배수구가 낙엽과 흙먼지로 거의 완전히 막혀 있었습니다. 그 주변으로는 빗물이 빠지지 못해 작은 웅덩이가 형성되어 있었고, 한참을 천천히 슬라브로 스며들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배수구 위치와 최상층 천장 누수 위치를 도면으로 대조해 보았습니다. 거의 일치했습니다. 콘크리트 슬라브 안에서 물이 일부 흘러가긴 했지만 침투 시작점과 도착점이 가깝게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막혀 있던 배수구를 분해해 청소했습니다. 손으로 걷어낼 수 있는 낙엽과 흙은 모두 제거하고, 거름망 안쪽에 두텁게 굳어 있던 이끼와 부식물도 깨끗하게 긁어냈습니다. 청소 후 배수구에 직접 물을 부어 확인하니 막힘 없이 시원하게 빠져나갔습니다.
단순히 배수구만 뚫는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옥상 바닥 자체의 방수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물이 고여 있던 구간의 방수층이 이미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수분측정기로 점검해 보니 웅덩이가 있던 부위 일대의 함수율이 정상보다 한참 높게 나왔습니다.
해당 구역의 노후된 방수층을 부분 보수하기로 했습니다. 들떠 있는 우레탄 방수재를 걷어내고 균열 부위를 V자로 따낸 다음 보수재로 메웠습니다. 그 위에 우레탄 방수재를 두 번에 걸쳐 도포해 두께를 충분히 확보했습니다. 배수구 주변은 보강천까지 깔아 추가 보강을 진행했습니다.
며칠 뒤 비 예보가 있어 그 시점에 다시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비가 한 차례 지나간 후 최상층 천장 상태를 확인했는데, 더 이상 물이 떨어지지 않았고 천장도 완전히 말라 있었습니다. 고객님께서 마음 졸이며 일기예보 보던 시간이 끝났다며 매우 좋아하셨습니다.
옥상 관리는 1년에 두 번 정도 점검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봄과 가을, 즉 장마 전후로 배수구 청소만 챙기셔도 옥상 누수의 절반 이상은 예방됩니다. 대흥동만 아니라 천안시 어디든 정확한 진단부터 부분 방수 보수까지 한 번에 해결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