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시작될 무렵 천안 동남구 봉명동의 한 대단지 최상층 세대에서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작년에 옥상 방수 보수를 받았는데도 올해 장마에 또 누수가 시작되었다며, 같은 자리에서 반복되는 누수에 의구심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이런 패턴은 옥상 방수와는 다른 원인이 숨어 있다는 신호입니다.

대단지 아파트는 건물이 길게 이어진 구조 때문에 옥상에 신축이음이라는 특수 구조물이 있습니다. 건물 길이가 길어질수록 온도 변화에 의한 콘크리트 팽창과 수축이 누적되는데, 이를 흡수할 수 있도록 옥상 슬라브 사이에 의도적으로 만든 틈입니다. 그 틈을 신축이음 또는 익스팬션 조인트라고 부릅니다.

누수 현장 이미지

신축이음은 항상 일정한 폭의 틈이 유지되어야 하고, 그 위를 특수 방수재로 덮어 빗물을 차단합니다. 그런데 이 방수재가 노후되면 옥상 일반 면은 멀쩡한데 신축이음 부위에서만 빗물이 침투합니다. 일반 옥상 방수 보수에서는 신축이음을 별도로 처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누수가 재발하는 것입니다.

올라가 보니 예상이 맞았습니다. 옥상 방수면 자체는 작년 보수 덕분에 깨끗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신축이음 부위를 살피니 그 위를 덮은 신축형 방수재가 잘게 갈라져 있었고, 일부는 양옆 슬라브에서 떨어져 들떠 있었습니다.

도면을 펴고 최상층 세대 천장 누수 위치와 신축이음 위치를 대조해 봤습니다. 거의 정확하게 일치했습니다. 신축이음 손상 부위 바로 아래가 누수가 나타나는 위치였습니다. 진단 결과가 명확해진 셈입니다.

정밀 탐지 이미지

이런 케이스는 단지 차원의 보수가 필요합니다. 같은 신축이음을 따라 다른 라인 세대들도 비슷한 누수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입주자대표회의에 결과를 보고했고, 다른 라인에서도 비슷한 민원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단지 차원의 신축이음 보강 공사로 진행하기로 협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본 작업은 기존 신축형 방수재를 모두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노후된 자재가 남아 있으면 새 자재의 접착력이 떨어지므로 잔여물까지 깨끗이 걷어냈습니다. 신축이음 안쪽에 충진된 백업재 상태도 함께 점검했고, 일부 노후 부위는 교체했습니다.

재시공 단계에서 일반 옥상 방수재가 아닌 신축이음 전용 자재를 사용했습니다. 건물의 미세한 신축 운동을 흡수할 수 있는 탄성 자재여야만 같은 자리에서 노후가 다시 진행되더라도 누수까지 가지 않습니다. 양쪽 슬라브에 충분한 폭으로 접착해 시공해야 효과가 오래 갑니다.

다음 비가 내릴 때를 기다려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누수가 재발하던 최상층 세대들 천장이 모두 마른 상태를 유지했고, 단지 차원에서도 동일한 누수 민원이 사라져 큰 호응이 있었다고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알려주셨습니다. 한 번의 정밀 진단이 여러 세대의 피해를 함께 막은 셈이 되었습니다.

봉명동을 포함한 천안 동남구 대단지 아파트, 옥상은 멀쩡한데 누수가 반복된다면 신축이음 부위 점검부터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일반 옥상 방수와 처리 방식이 완전히 다른 만큼 정확한 진단이 우선되어야 합니다.